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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천리안: 1세대 PC통신의 마지막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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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셔틀한군 2024. 10. 31.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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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세대 PC통신 서비스 중 하나였던 '천리안'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천리안 운영사 미디어로그는 10월 31일을 끝으로 천리안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에 따라 메일과 주소록 백업은 이날까지만 가능하다는 공지가 내려졌습니다.

천리안은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하이텔, 나우누리와 함께 대한민국의 PC통신 시장을 이끌었던 대표적인 서비스였습니다. 당시 인터넷이 대중화되지 않았던 시절, 천리안은 많은 이들에게 정보와 소통의 장을 제공하는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천리안의 동호회 기능은 특히 큰 인기를 끌었으며, 다양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 서로의 생각을 나누고 정보를 공유하는 공간으로 활용되었습니다. 천리안의 동호회에서는 등산, 음악, 영화, 컴퓨터 게임 등 다양한 주제로 활발한 토론이 이어졌습니다.

천리안의 전성기와 서비스의 영향

1994년, 천리안의 유료 이용자는 20만 명을 넘어섰으며, 1997년에는 가입자 수가 100만 명을 돌파하며 명실상부한 PC통신의 선두 주자가 되었습니다. 당시 PC통신은 오늘날의 소셜미디어와 같은 역할을 했습니다. 천리안을 통해 사람들은 이메일을 주고받고, 동호회에서 토론에 참여하며, 각종 정보를 얻었습니다. 인터넷 이전의 시대에서 천리안은 사람들이 정보를 찾고 관계를 형성하는 중요한 매개체였습니다.

천리안은 비즈니스맨들에게도 유용한 도구였습니다. 직장인들은 천리안을 통해 전문 정보를 얻거나 새로운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었고, 특히 취업이나 경력 관리에 도움을 받기도 했습니다. 또한 대학생들 사이에서는 동아리와 학술 동호회를 통해 자료를 공유하고, 서로의 지식을 넓히는 수단으로 천리안을 사용했습니다. 이렇듯 천리안은 당시 많은 이들에게 삶의 일부이자 중요한 커뮤니케이션 도구였습니다.

그러나 전화망을 이용한 PC통신 특성상 높은 통신 요금은 이용자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했습니다. 특히 통화료가 분당 과금되는 구조는 천리안을 오래 사용하는 사용자들에게 일명 '요금 폭탄'으로 이어졌습니다. 이러한 비용 부담은 결국 많은 이용자들이 PC통신을 떠나게 만드는 요인이 되었습니다.

초고속 인터넷의 등장과 천리안의 몰락

1999년 초고속 인터넷이 활성화되면서 하이텔, 나우누리, 유니텔 등 다른 1세대 PC통신 서비스들도 차례로 서비스를 종료했습니다. 초고속 인터넷의 보급은 PC통신의 종말을 의미했습니다. 사람들은 전화선을 이용한 느린 접속 대신 빠르고 저렴한 인터넷 환경을 선호하게 되었고, 이는 천리안에도 큰 타격을 주었습니다. 천리안은 포털사이트로 전환하며 명맥을 유지하려 했으나, 인터넷 서비스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점차 입지가 좁아졌습니다. 결국 이번에 천리안 서비스 종료를 결정하게 되었으며, 이로써 대한민국 1세대 PC통신은 모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이용자들의 추억과 아쉬움

천리안의 서비스 종료 소식은 많은 이들에게 큰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천리안은 그저 PC통신 서비스가 아닌, 수많은 사람들의 추억이 담긴 공간이었습니다. 당시 천리안을 이용했던 많은 이용자들은 여전히 천리안에서의 첫 이메일, 첫 동호회 가입, 그리고 친구와의 소통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특히, 천리안을 통해 처음 만난 사람들과의 인연이 결혼으로 이어진 사례도 있을 정도로 천리안은 사람들 간의 관계를 맺어주는 중요한 매개체였습니다.

한 사용자는 천리안 동호회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추억을 이렇게 회상했습니다. "그때 우리는 모뎀의 삐걱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밤새 대화를 나눴어요. 동호회에서 알게 된 사람들과 함께 오프라인 모임도 가졌고, 그때의 인연이 지금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처럼 천리안은 단순한 정보 교류의 장을 넘어서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주는 다리 역할을 했습니다.

또 다른 이용자는 천리안을 통해 얻었던 정보의 소중함을 강조했습니다. "천리안에는 정말 많은 정보가 있었어요. 지금의 인터넷과 비교하면 느리고 번거로웠지만, 그때는 천리안이 없었다면 어떤 정보도 쉽게 얻기 힘들었을 거예요. 동호회를 통해 공부 자료를 공유하고, 모르는 것을 물어보면 항상 답을 얻을 수 있었죠." 이러한 천리안의 정보 교류 기능은 당시로서는 매우 혁신적이었고, 많은 이들의 생활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천리안의 종료와 앞으로의 변화

천리안 운영사 미디어로그는 "사업 환경의 변화로 인해 더 이상 양질의 메일 서비스를 유지하기 어려워 쉽지 않은 결정을 내리게 되었다"고 전하며, 오랜 기간 천리안을 사랑해 주었던 이용자들에게 감사를 표했습니다. 천리안의 종료는 인터넷 역사에서 하나의 큰 이정표가 될 것입니다. 이는 단순히 오래된 서비스의 종료가 아니라, 인터넷 기술의 발전과 시대 변화에 따라 불가피하게 맞이하게 된 전환점입니다.

PC통신 시절의 추억을 함께 공유했던 많은 이들에게는 아쉬운 소식이지만, 그만큼 인터넷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발전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합니다. 인터넷은 이제 우리의 일상에서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도구로 자리 잡았으며, 그 기원에는 천리안과 같은 1세대 PC통신 서비스가 있었습니다.

천리안의 서비스 종료가 아쉽지만, 그로 인해 생긴 변화와 발전을 생각하면, 우리는 앞으로도 더 나은 인터넷 환경을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천리안이 만들어 준 소통의 장과 그 안에서 이루어진 수많은 추억들은 여전히 많은 사람들의 마음속에 남아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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